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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[축구=규칙]] 개정된 오프사이드

불나방 박회장 2007. 12. 25. 15:12
오프사이드에 대한 진실과 오해
 

명승부였다. ‘죽음의 조’라는 수식이 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일전이었다. 6월11일 새벽 아르헨티나와 코트디부아르가 죽음의 C조 첫 경기를 가졌다.

그야말로 스타워즈였다. 크레스포(첼시) 사비올라(세비야) 리켈메(비야레알) 아얄라(발렌시아) 에인세(맨체스터 유나티이드) 등의 아르헨티나와 드로그바(첼시) 콜로 투레(아스날) 조코라(생테티엔) 칼루(파리 생제르망) 등의 코트디부아르의 격돌은 별들의 전쟁으로 불러도 무방할 만큼 화려했고 또 열정적이었다. 스텐드에선 ‘축구의 신’ 마라도나가 연방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흔들며 불길을 드높이기도 했다.

▶ 죽음의 C조 탈출의 서막

결과는 크레스포사비올라가 전반 연속골을 성공시킨 아르헨티나가 후반 드로그바의 골로 막판 대추격전을 펼친 코트디부아르를 2-1로 꺾고 승점 3점을 먼저 챙겼다. 2002월드컵에서 눈물의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비운을 맛본 아르헨티나는 남미 거인의 실추한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. 반면 사상 첫 본선무대에 나선 ‘엘리펀트’ 코트디부아르는 죽음의 조 탈출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.

아르헨티나는 6월16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, 22일 네덜란드전을 치르고 코트디부아르는 6월17일 네덜란드, 22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진검승부를 갖는다.

▶ 아르헨티나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의 첫 수혜자

흥미를 더한 것은 아르헨티나가 FIFA(국제축구연맹)의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의 첫 수혜자가 됐다는 점이다.

전반 38분 장면이었다. 리켈메가 수비 뒷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던 사비올라에게 스루패스를 넣어주었다. 반대편에서는 크레스포가 쇄도하고 있었다. 뒤로 돌아들어가던 사비올라는 온사이드(onside)였지만 크레스포의 위치는 명백한 오프사이드(offside) 위치였다. 코트디부아르 포백라인은 순간 오프사이드로 인식, 손을 치켜든 채 지켜만 보고 있었다. 하지만 부심은 그대로 인플레이를 선언했고 사비올라는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을 놓치지 않고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.

공격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더라도 공을 터치하지 않으면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FIFA의 오프사이드 룰 완화 방침이 정확히 적용된 순간이었다.

▶ 개정 오프사이드 규정의 적용은 2명 이상의 공격수일 때

문제는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와 관련한 오해가 적지 않다는데 있다. 언론의 책임이 크다. 완화된 오프사이드 규정을 설명하면서 ▲공만 건드리지 않으면 ▲자기 팀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골이 들어가면 오프사이드가 아니고 ▲동일선상이면 오프사이드라는 등의 잘못된 해석 혹은 오해를 살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.

공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혼자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격해 들어가고 있었다면 그것은 명백한 오프사이드다. FIFA가 이번에 개정한 오프사이드 룰은 2명 이상의 선수가 공을 쫓아들어갈 때에 한 한 적용이다.

패스가 시도된 순간 2명 이상의 선수가 침투해들어가고 있었다고 가정하자. A는 오프사이드였고 B는 온사이드였다. 이 때 B가 공을 잡으면 오프사이드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. 물론 A가 공을 잡으면 오프사이드다. 이전에는 B가 공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A가 오프사이드 위치였기 때문에 규정에 위배됐지만 2006월드컵에서는 인플레이로 간주한다.

여기서 또 한가지 A가 공을 잡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골키퍼의 시야와 플레이를 막는지 등의 직접적인 수비 방해 행위는 파울이다. 때문에 오프사이드 위치의 동료 가랑이 사이로 골이 들어가도 인정된다는 표현은 오해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할 수 있다.

동일선상의 경우 강조할 것 없는 온사이드다. 6월9일 독일과 코스타리카전에서 완초페의 득점 장면과 관련해 논란이 적지 않았으나, 진위 여부를 떠나 부심은 뒤로 처져 있던 프리드리히(헤르타 베를린)와 완초페가 최소한 동일선상에 있다고 판단하고 깃발을 들지 않았던 것이다.

▶ 오프사이드가 아닌 6가지의 경우

끝으로 오프사이드에 대한 몇가지 정의를 정리했다. 규정집대로 엄밀하게 표현하자면 오프사이드는 최종수비수 보다 상대 골문에 가까이 있을 때가 아니다. 통상적으로 골키퍼를 제외한 표현인데 공격수가 상대 골문에 최종의 두 번째 수비수보다 앞에 있을 때가 정확한 오프사이드의 정의다. 만약 골키퍼가 공격에 가담해 복귀가 늦었다면 그 때는 최종 수비수가 맨 뒤에 처져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최종의 두 번째 수비수가 오프사이드의 적용선이 되는 것이다.

6가지 경우는 오프사이드가 아니다. ▲하프라인을 기준으로 자기 진영에 있었을 때 ▲최종의 두 번째 상대편과 동일선상에 있을 때 ▲최종의 수비수 두 명과 함께 동일선상에 있을 때 ▲골킥 ▲스로인 ▲코너킥 상황이다.

만약 상대 문전의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전진 패스를 하지 않고 자기 진영으로 백패스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공격수가 백코트해 공을 잡은 뒤 슈팅을 때려 골로 연결됐다면 이 때의 판정은 어떨까. 정답은 오프사이드다. 패스가 시작되는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고 공의 방향을 떠나 그 위치에 있으면서 이득을 얻었기 때문이다. 6월4일 한국과 가나전에서 후반 35분 골을 넣은 에시앙(첼시)의 경우가 좋은 예다.